【 빈혈 】

● 관련상식
  ▶ 어지럼증

여성들이라면 생리, 임신, 출산 등으로 평생에 한번쯤은 빈혈이라는 진단을 받게 될 정도로 빈혈은 일반인들에게 그리 낯설지도, 그래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도 않는 질환입니다. 그러나 빈혈은 단순한 혈액손실로 인한 것에서부터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에 의한 경우도 있으므로 결코 만만하게 볼 수만은 없습니다.

▶ 빈혈이란?

빈혈이란 혈액 중의 적혈구나 혈색소(헤모글로빈)가 정상보다 부족한 상태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헤모글로빈 농도가 성인 남자의 경우 13g/dl, 성인여자의 경우 12g/dl미만이면 빈혈로 진단합니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의 주요성분으로 혈색소 즉 피를 붉게 보이게 하는 색소입니다. 헤모글로빈이 하는 일은 폐에서 산소를 받아 우리 몸 구석구석에 산소를 운반하는 것으로, 혈액의 가장 중요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빈혈환자는 산소 부족으로 얼굴이 창백해지고, 현기증, 피로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또한 심장에서는 부족한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펌프질을 하게 되므로, 계단을 오르거나 조금만 운동을 해도 금새 숨이 차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맥박이 빨라지게 됩니다.

▶ 빈혈의 일반 증상

① 창백한 피부

② 전신 쇠약감, 피로감

③ 두통, 어지러움

④ 식욕감퇴

⑤ 심장이 두근거리는 심계항진

⑥ 계단 오르거나 운동할 때 숨참

⑦ 수족냉증

⑧ 손가락 끝이 뭉툭해지는 곤봉지

▶ 빈혈의 종류

빈혈의 원인은 크게 적혈구 생성 장애에 의한 경우와 적혈구 소모 및 소실량의 증가에 의한 경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적혈구 생성 장애의 경우는 철결핍성 빈혈, 거대적아구성 빈혈, 재생불량성 빈혈, 만성질환 빈혈 등이 있으며, 적혈구 소모 또는 소실 증가가 원인인 경우는 용혈성 빈혈과 출혈에 의한 빈혈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질, 위궤양, 과다한 월경 등 만성출혈에 의한 철결핍성 빈혈이 가장 많습니다.

1. 철결핍성 빈혈

적혈구 생성 재료인 철분 부족으로 인한 경우로 전체 빈혈환자의 95%를 차지합니다. 철분 섭취 부족, 철분의 흡수 장애, 철분 요구량 증가, 만성 출혈 등으로 인한 철분 손실 증가 등의 경우가 있으나, 출혈 등에 의한 철분 손실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원인]

 철분 손실 :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 상부위장관 출혈이 2/3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치질, 대장암, 직장암 등 하부위장관 출혈과 여자는 월경과다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철분 요구량 증가 : 발육이 왕성한 유아나 청소년, 임산부나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은 철분 요구량이 많으나, 그에 비해 공급하는 양이 적으면 철결핍성 빈혈이 걸리기 쉽습니다.

 철분 흡수 장애 : 위절제, 흡수불량 증후군

 다이어트 등으로 철분 섭취량 부족

[특이 증상]

 혀 표면이 매끈해진다.

 손톱이 얇아지고 잘 부서지며 편편해진다.

 입안이나 입 가장자리가 잘 헌다.

 심하면 식도 점막이 식도를 막아서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 얼음이나 흙 등 특이한 식품을 찾는다.

[치료]

철분제 복용

① 철분을 1정씩 1일 3회 복용하여, 하루에 총 150~200㎎의 철분이 공급되어야 합니다.

② 철분제는 공복에서 복용하는 것이 흡수율이 가장 높지만 속쓰림, 더부룩함 등으로 복용이 어려울 때는 식후 즉시 복용하도록 합니다. 위장 질환이 있을 경우 철분제를 복용하면 위장질환이 더욱 악화될 수 있는데, 빈혈과 위장질환 중 어느 것이 더 위중한지 의사와 함께 판단하여 치료의 우선 순위를 결정해야 합니다.

③ 철분제를 복용하면 대변색이 까맣게 변하거나 변비가 생길 수 있습니다.

④ 철분제 복용에 잘 반응하는 경우에는 과반수의 환자가 3주안에 증상이 회복되며, 2개월 치료하면 혈액 검사 소견이 정상화됩니다. 그러나, 혈액 검사가 정상화 된 후에도 6개월 정도 더 복용하여 체내에 철분을 많이 저장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2. 거대적아구성 빈혈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비타민 B12나 엽산이 결핍되면 적혈구의 크기가 커지는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발생합니다. 정상적으로는 적아구가 분열을 하여 적혈구로 분화되는데, DNA를 만드는 데 필요한 비타민 B12나 엽산이 부족하면 핵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세포질만 커진 거대적아구가 늘어나게 됩니다. 거대적아구는 정상적인 적혈구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빈혈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1) 비타민 B12 결핍

우선 비타민 B12 대사과정을 살펴봅시다. 비타민 B12는 쇠고기, 간, 생선,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에만 함유되어 있는데, 이들 식품을 섭취하면 비타민 B12는 위 점막에서 분비되는 내인자라는 물질에 결합한 후 회장하부에서 흡수됩니다. 이 과정에 따라 비타민 B12 결핍 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원인

 채식만 하고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으면 3～4년 후 빈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위장 절제수술을 하면 비타민 B12와 결합하는 내인자가 생성되지 않습니다.

 회장절제 수술을 하면 비타민 B12가 흡수되지 못합니다.

 위에서 내인자가 분비되지 않아 비타민 B12가 흡수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유전적인 소인이 많습니다. 이를 악성 빈혈이라 하는데 빈혈 외에도 위축성 위염과 위액의 산도가 떨어지는 무산증이 동반됩니다.

②특이 증세

 점막세포가 손상을 받아 혀에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식욕부진, 설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 감각 이상, 심해지면 평형감각에 장애가 와서 어지럽거나 휘청거릴 수 있습니다.

③ 치료

 비타민 B12 섭취량이 적은 경우는 쇠고기, 간, 생선, 달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먹으면 개선이 됩니다.

 위 절제 수술, 회장 절제 수술로 인한 빈혈과 악성 빈혈은 음식으로는 비타민 B12를 공급할 수 없으므로, 한 달에 한 번씩 비타민 B12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주사를 맞으면 증세는 즉시 호전이 되며, 다만 이 주사는 평생 맞아야 합니다.

2) 엽산 결핍

엽산은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 특히 감귤류와 푸른잎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며 간, 콩팥, 이스트, 버섯 등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엽산은 전체 위장관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흡수 장애는 드물고, 부적절한 섭취로 인한 결핍증이 대부분입니다.

① 원인

 알코올 중독증 환자의 20～40%가 엽산 섭취 부족으로 인한 거대적아구성 빈혈이 있습니다.

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지 않거나, 음식을 너무 익혀 먹는 경우 엽산 결핍증이 발생합니다.

②특이 증세

 점막세포가 손상을 받아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③ 치료

 엽산을 하루에 1～2mg씩 복용하면 증세가 호전되며, 꾸준히 복용하면 2개월 안에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으로 교정됩니다.

3. 재생불량성 빈혈

① 원인

 골수에서 혈액생산 능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빈혈입니다.

② 특이 증세

 적혈구․백혈구․혈소판 생산이 저하되므로 빈혈과 함께 질환에 감염이 잘 되며, 멍이 잘 들고, 지혈이 잘 안 될 수 있습니다.

③ 치료

 면역억제제나 안드로겐제제 등 약물요법, 적혈구 수혈, 골수 이식 등.

4. 용혈성 빈혈

적혈구 수명이 정상보다 단축되어 발생하는 빈혈입니다.

① 원인

 적혈구 이상에 비롯하는 경우 : 유전성 구상적혈구증, 지중해 빈혈, 발작성 야간 혈색소 뇨증.

 적혈구에 대한 항체 생성에 기인하는 경우 : 면역 용혈성 빈혈.

② 증세

 소변이 붉게 되거나 황달, 담석증, 비장 비대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③ 치료

 적혈구 모양의 이상으로 비장에서 용혈 작용이 일어날 경우 비장적출술을 시행합니다.

 항체 형성에 의한 면역성 용혈성 빈혈은 스테로이드(steroid) 제제를 사용합니다.

 효소 장애나 약물이 원인일 경우 원인 약물을 피하고 대증요법을 시행합니다.

5. 만성질환 빈혈(속발성 빈혈)

간장질환, 암 등 만성질환에 의한 철분, 엽산, 비타민 B12 부족으로 빈혈이 발생합니다.

▶ 빈혈의 식이요법

① 철분, 엽산, 비타민 B12가 들어있는 음식을 매끼 먹습니다.

② 비타민 C는 철분 흡수를 도와주므로 비타민 C 함유식품을 매끼 먹도록 합니다.

③ 녹차, 커피, 홍차, 감 등의 식품에 들어 있는 탄닌 성분은 철분과 결합해서 몸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러므로 철분 흡수를 방해하는 이들 식품을 철분제나 철분 함유 식품과 3시간 정도 차이를 두고 먹도록 합니다. 섬유소를 너무 많이 먹어도 철분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니, 철분과 함께 섬유소가 많은 곡류나 야채를 먹을 때는 너무 과하지 않도록 조절하세요.

▶ 빈혈을 예방, 치료하는 민간요법

① 당귀 천궁 인삼차

빈혈의 한방차로 당귀 천궁 인삼차를 권장합니다.《동의보감》에서 ‘ 당귀는 혈액의 주된 약(血中之主藥)’이라고 했습니다. 당귀는 혈액을 생성키는 공이 너무나 커서 빈혈치료의 대표방제인 ‘사물탕’의 주약재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생성된 혈액을 온몸으로 공급해주는 약재가 천궁입니다.

천궁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므로 두통, 생리통, 생리불순 등에도 너무 좋아요. 그러나, 빈혈이라고 해서 혈액약만 쓰면 효과가 떨어져요. 섭취한 음식물의 흡수와 골수로의 영양분 공급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기능을 돕는 것이 바로 인삼입니다.

천궁은 정유가 많아서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끓는 물에 담그거나 쌀뜨물에 반나절 정도 담가서 정유성분을 빼야 합니다. 당귀, 천궁, 인삼 각 8g을 물 1000㏄로 1시간 30분간 끓여 하루동안 여러 번 나누어 마십니다. 여기에 골수의 조혈작용을 돕는 녹용을 4g정도 첨가한다면 더욱 좋습니다.

② 삼귀탕(蔘歸湯)

빈혈환자는 기존의 삼계탕 재료에 보혈작용이 강한 당귀를 첨가한 삼귀탕을 먹으면 너무나 좋겠지요. 물론 쌀뜨물에 담가서 기름을 뺀 천궁을 넣고 같이 끓여도 좋아요. 인삼, 당귀, 천궁, 대추, 닭은 모두 성질이 따뜻하므로 평소 손발이 차다, 소화가 잘 안 된다, 피로하다, 어지럽다,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난다고 하는 냉성(冷性) 체질의 빈혈환자와 궁합이 맞습니다.

특히 생리 때문에 매달 규칙적인 혈액손실을 감수해야하는 가임기 여성은 한 달에 한번씩 삼귀탕을 먹으면 좋아요. 생리 시작 전에 생리통이 심하고 덩어리진 생리혈이 나온다면 어혈로 인한 경우가 많으므로, 생리 예정일 2~3일 전에 천궁을 두 배로 넣어 삼귀탕을 끓여 드세요.

만약 선홍색의 생리혈이 많이 나온다면 자궁이 차고 허약해서 그런 것이므로, 생리 전과 생리 중, 그리고 생리가 끝난 후에도 삼귀탕을 먹어서 손실된 혈액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아요. 이 경우 인삼을 배로 넣고, 자궁을 따뜻하게 하는 계피를 첨가한다면 더욱 좋습니다.

♧ 삼귀탕 재료 ♧

영계 1마리, 찹쌀 반 컵, 대추 4개, 밤 4개, 인삼 1뿌리, 당귀 10g, 천궁 10g, 마늘, 생강 (계피 10g)

▶ 빈혈의 지압요법

빈혈의 한방치료 원칙은 보기익혈(補氣益血)입니다. 즉, 혈액재료 공급원인 비위장(脾胃腸)의 기운과 혈액생산 공장인 골수의 조혈기능을 둘 다 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위장에서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공급하지 못하면 재료가 없으니 혈액생산이 안되고, 반대로 영양분 공급이 충분해도 골수의 조혈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이 부족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비위기능을 증진시키는 족삼리(足三里), 혈액을 보충해주는 삼음교(三陰交)와 혈해(血海), 그리고 골수의 조혈기능을 촉진시키는 현종(懸鐘)을 지압하면 좋아요.

① 족삼리 : 슬개골(무릎뼈) 외측의 아래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두 번째~네 번째 손가락을 붙인 폭만큼 내려가면 있는 오목한 점이다.

② 혈해 : 슬개골 안쪽 위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서 두 번째~네 번째 손가락을 붙인 폭만큼 올라간 곳이다.

③ 삼음교 : 안쪽 복사뼈에서 손가락 세 마디만큼 올라간 점이다.

④ 현종 : 바깥쪽 복사뼈에서 손가락 세 마디만큼 올라간 점으로, 삼음교와 맞은편에 위치한다.

▶ 빈혈을 위한 처방

당귀, 천궁, 백작약, 숙지황 4가지 약물로 구성된 ‘사물탕’은 빈혈 치료의 가장 기본처방으로 《동의보감》에서도 ‘사물탕(四物湯)은 혈액의 병을 두루 치료한다(通治血病), 혈액에 관계된 약을 구할 때는 먼저 사물탕을 찾아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골수의 조혈기능을 촉진하는 당귀, 철분이 풍부하여 혈액성분을 제공하는 숙지황, 혈액을 수렴하여 쓸데없는 소모를 막아주는 백작약, 그리고 혈관을 깨끗이 청소해주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맑은 피를 온몸에 공급해주는 천궁. 이처럼 혈액의 생산과 공급에 관계된 모든 과정을 다스려주는 약재들로 조성되었으므로, 빈혈치료의 기본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빈혈을 일으킨 개에게 사물탕을 투여하였더니 5일 후 적혈구 수치가 상승하였고, 사물탕을 투여하지 않은 개에 비하여 적혈구 상승율이 15.6%나 높게 나와, 사물탕의 빈혈에 대한 효과가 실험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사물탕은 혈액 질환 치료의 기본방으로, 임상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사물탕에 다른 약물을 가미하여 처방합니다.

생지황을 막걸리로 찌고 말리기를 아홉번 반복(구증구폭 九蒸九爆)하여 만든 숙지황은 찔수록 철분량이 증가하여 훌륭한 철분 공급제가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숙지황에 함유된 카탈폴(catalpol)이라는 성분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설사가 잦은 사람은 사인을 첨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보기익혈’의 빈혈 치료 원칙에 따라 기(氣)를 보강하는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로 구성된 사군자탕을 배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氣)와 혈(血)은 마치 부부관계와 같아 ‘기행즉혈행(氣行則血行)’ 즉 기(氣)가 흐르면 혈(血)이 따라 흐르므로, 혈액의 질환이라도 기(氣)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빈혈에는 보혈(補血)의 사물탕(四物湯)과 보기(補氣)의 사군자탕(四君子湯)을 배합한 팔물탕(八物湯)을 쓰는 것이 좋습니다.

♧ 팔물탕 ♧

숙지황, 당귀, 천궁, 백작약, 인삼, 백출, 백복령, 감초 각4.5g, 설사가 잦은 사람은 사인을 4g 첨가한다.

▶ 빈혈의 3대 음식 ‘선지국, 소지라, 간’

피가 부족해서 생긴 빈혈은 마땅히 피를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그렇다고 피를 수혈 받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 대신 혈액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선지, 지라, 간을 먹으면 됩니다.

동물의 피를 굳힌 선지는 혈액 성분이 모두 함유되어 있으니 빈혈에 좋은 것은 당연하죠. 지라는 비장이라는 장기로 혈관이 얼키설키 뭉쳐서 만들어진 ‘핏덩어리 장기’라 할 수 있습니다. 비장은 혈액 중에서도 면역에 관계된 세포들이 많이 모여 있는 장기로, 몸에 들어온 나쁜 균이나 바이러스가 여기를 통과하면서 파괴되고 또 수명이 다된 혈구들은 이곳을 통과하면서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러니 비장 또한 혈액 성분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간장 또한 혈액 저장고로서, 위장에서 흡수한 영양분들이 모두 간장으로 모여들어 새로운 피를 만들어 온몸으로 공급을 하고 남는 것은 저장을 합니다.

따라서 모든 혈액 성분이 함유된 간장, 선지, 지라는 혈액을 위한 완전식품이라 할 수 있겠죠. 이 음식들을 적어도 일주에 한번씩 먹는다면 빈혈 예방과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성장이 왕성한 유아나 청소년, 임산부, 수유 중인 산모, 가임기 여성들은 자주 챙겨먹는 것이 좋습니다.

▶ 임신과 철결핍성 빈혈

임신을 하면 산모의 생리적 철분 손실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모체의 적혈구 용량 및 태아와 태반의 철분 요구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산모의 철 수요량은 크게 증가합니다. 철분 수요량 증가는 임신 4개월부터 시작되며 만삭으로 갈수록 증가되어 분만 시 최대로 됩니다.

이는 임신 중기부터 모체의 적혈구 용량이 증가하기 시작하여 후반기로 갈수록 계속 증가하며, 임신 후반기 동안 태아가 급격히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임신중인 여성에게 철분이 보충되지 않으면 임산부는 철결핍성 빈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세계적으로 임산부의 약 50%정도가 빈혈이 있으며 대부분이 철결핍성 빈혈입니다.

산모가 철결핍성 빈혈이 있어도 태아에게는 충분한 철분이 공급되기 때문에 태아의 철결핍은 거의 관찰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철결핍으로부터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빈혈이 있는 임산부는 정상 임산부에 비해 조산과 저체중아 분만이 가능성이 3배나 높으며, 이로 인해 주산기 사망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따라서 1990년 미국 의학연구소에서는 임산부에게 임신 12주부터 하루 30mg의 철분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였습니다. 임산부 체격이 크거나 태아가 크거나 다태아 임신일 경우는 더 많은 양을 복용해야 하고, 임신 전부터 빈혈이 있었던 경우에는 더 많이 필요하므로 산부인과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적정량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분만시의 출혈과 수유를 고려하여 분만 후 약 2개월까지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여성의 월경과 빈혈 - ‘여성의 20~30%가 빈혈이다.’

남성들 중 빈혈이 있는 사람은 3%정도이지만, 여성은 20~30%가 빈혈이 있습니다. 매달 한번씩 월경으로 혈액이 손실되므로, 태어날 때부터 빈혈에 걸릴 운명에 처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생리를 통해 하루에 손실되는 철분의 양은 보통 0.7㎎이고 다른 경로로 손실되는 전체 철분을 포함하면 2㎎정도입니다.

하루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철분은 보통 10~15㎎인데 이 중 약10%가 흡수되므로, 생리양이 보통인 여성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만으로도 손실된 양이 보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월경량이 많은 경우는 5배까지 철분 소실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월경량이 많은 여성은 언제나 철결핍성 빈혈 상태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월경량이 많은 여성 즉, 생리기간이 1주일 이상이거나 한번의 생리 때마다 패드를 20개 이상 쓰거나 일반형으로는 안되고 늘 나이트형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생리예정일 1주일 전부터 생리가 끝날 때까지 철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철분이 많은 선지, 간, 지라 등을 먹든지, 또는 철분제를 복용하여 부족한 양을 보충하도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