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경련 】

● 관련상식
  ▶ 구안와사
  ▶ 뇌졸중
  ▶ 삼차신경통

자신도 모르게 눈꺼풀, 눈 꼬리, 입 꼬리가 실룩거리는 안면경련. 병의 특성상 안면경련 환자는 본의 아니게 상대방을 비웃는 표정을 짓게 돼 억울한 오해를 받곤 합니다. 얼굴은 그 사람의 감정과 인품을 표현하는 간판과 같은 부위이므로, 눈과 입이 실룩거리는 안면경련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대인관계에 있어 적지 않은 불이익을 당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안면경련이란?

안면경련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 반쪽, 특히 입과 눈 주위가 실룩거리거나 파르르 떨리는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약 80개 정도의 근육이 있는데 이 근육들을 이용해서 약 7000여 종류의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 하니, 안면근육이 얼마나 섬세한 구조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 복잡하고 세밀한 기계일수록 고장이 잦은 것처럼, 복잡한 사람의 안면근육 또한 고장나기 쉬운 법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인구 10만 명당 약 11명 꼴로 발생하는데, 평균 발병연령은 40~50대 사이이며 남녀 비는 1:2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험생, 격심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젊은 직장인에게서도 빈발하는 추세입니다. 

▶ 안면경련으로 나타나는 증세

초기에는 한쪽 눈의 아래가 떨리거나 톡톡 튀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주로 아래 눈꺼풀에서 시작되어 위 눈꺼풀로 옮겨갑니다.

증상이 진행되면 같은 쪽 얼굴의 다른 근육이 수축하게 되어, 눈이 절로 감기거나 입술이 한쪽으로 당겨지면서 실룩거리고 볼, 턱, 목 주위로 퍼져갑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련의 횟수, 지속시간, 강도가 증가하고, 심리적인 스트레스․피로․긴장․음주 등에 의해 증상이 악화됩니다.

특히 안면경련은 성격적으로 예민한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므로, 낯선 사람과 만날 때나 대중들 앞에서 발표를 할 때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점차 근육이 굳어져 얼굴모양이 흉하게 변하거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표정을 짓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같은 쪽 귀에서 딸깍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며, 청력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안면경련이 생기는 원인

대개 눈이나 입이 떨리면 ‘혹시 중풍이 오는 것은 아닌가?’라고 걱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안면경련은 중풍과는 무관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안면경련은 정상 궤도를 벗어나서 흐르는 동맥이 안면신경(제7 뇌신경)을 누르거나, 안면신경에 너무 가까이 자리잡은 혈관들의 자극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게는 안면신경이 뇌에서 갈라져 나오는 부분의 손상, 뇌종양, 뇌동맥류, 뇌동정맥기형 등에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안면경련의 일반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고 경련이 지속될 경우에는 MRI나 신경전도검사 등 정밀검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안면신경마비 즉 구안와사를 앓았던 사람이 그 후유증으로 안면경련이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 안면경련의 양방 치료

일시적으로 2~3일 정도 안면경련이 나타났다가 없어지는 경우에는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을 받으면 되지만,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또는 자주 발생할 때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안면경련의 양방 치료법은 크게 약물요법, 보톡스 주사, 미세혈관 감압술이 있습니다.

1. 약물요법

경련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항경련제를 투여합니다. 항경련제는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아 재발이 잦은 단점이 있습니다.

2. 보톡스 주사

보툴리늄 독소(식중독균)를 정제하여 만든 약물을 경련 부위에 주사하여 근육이 수축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증상을 없애주는 방법입니다. 보톡스 주사는 시술방법이 간단하고 안전하며 효과도 좋아, 양방에서는 안면경련 치료에 가장 먼저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술 후 약90%이상의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된다고 합니다. 드물게 안검하수(눈꺼풀이 처지는 현상), 복시(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현상), 안구건조증 등이 경미하게 나타날 수 있으나 약2주 후면 자연적으로 없어집니다. 보톡스 주사는 효과 지속기간이 2~4개월 정도이므로, 반복해서 시술 받아야합니다.

3. 미세혈관 감압술

경련의 지속시간․강도․횟수가 점점 증가할 경우, 약물요법이 효과가 없을 경우, 반복적인 보톡스 주사가 번거로울 경우 미세혈관 감압수술을 시행합니다. 이 수술은 뇌를 열어 안면신경과 혈관을 분리한 후 그 사이에 스펀지 같은 물질을 넣어 혈관이 신경을 자극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수술 후 간혹 일시적 안면마비와 청력장애 등 후유증이 있을 수 있으나, 시술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고 약90%이상의 완치율을 보여 양방치료법 중 가장 확실한 치료법으로 권장되고 있습니다.

▶ 안면경련의 지압․마사지 요법

안면경련 환자는 경련이 일어나는 부위에 지압과 마사지를 해주면 기혈순환이 순조로워져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치료를 받더라도 지압과 마사지를 열심히 하는 환자들이 그렇지 않는 환자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재발도 잘 안 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면신경이 두개골에서 빠져 나오는 부위인 예풍(翳風)과 얼굴의 건강을 지배하는 합곡(合谷)을 공통적으로 지압하며, 경련 부위에 따라 다음의 경혈을 지압해주도록 합니다.

 공통 지압점 : 예풍(翳風), 합곡(合谷)

 눈꺼풀 : 양백(陽白), 태양(太陽), 사백(四白), 정명(精明)

 콧방울 주위 : 영향(迎香), 인중(人中)

 입 주위 : 인중(人中), 지창(地倉), 협거(頰車), 승장(承漿)

▶ 안면경련의 경락 마사지

①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한 다음, 따뜻한 물수건을 얼굴에 덮어 5분간 찜질을 한다.

② 수건으로 얼굴을 톡톡 두드려 수분을 제거한 다음, 오일이나 크림을 얼굴에 고루 바른다.

③ 네 손가락의 지문부위로 그림과 같이 마사지를 한다.

▶ 한의학에서 보는 안면경련

한의학에서는 안면경련을 크게 ‘풍(風)’으로 봅니다. 이때의 풍(風)은 중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리게 하는 자연 현상과 같이 사람에게도 바람의 기운이 들어와 근육을 흔들리게 한다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얼굴에 풍(風)이 발생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 원인에 의합니다.

♧ 천마구등음 ♧

천마, 치자, 황금 각9g, 조구등, 백복신 각15g, 석결명, 상기생 각24g, 두충, 우슬, 익모초 각12g, 야교등 30g (우선 석결명을 끓인 후 다른 약재를 넣어 끓이고, 마지막에 조구등을 넣어 잠시 우려낸다.)

♧ 자음건비탕 ♧

백출 6g, 진피, 반하, 백복령 각4g, 당귀, 백작약, 생지황, 건지황 각2.8g, 인삼, 백복신, 백문동, 원지 각2g, 천궁, 감초 각1.2g, 생강 3쪽, 대추 2개

▶ 짜게 먹는 식습관과 안면경련

평소 짜게 먹는 습관도 안면경련의 원인이 됩니다. 짜게 먹으면 몸 속에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고, 이를 희석하기 위해 수분을 저장하게 됩니다. 그 결과 몸 속에는 배설되지 못한 수분이 쌓여 부종이 발생하고, 그것들이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팔다리의 마비나 안면경련과 같은 근육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싱겁게 먹도록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루에 소금을 5g(1작은 스푼)정도만 먹도록 하며, 찌개나 국 등 국물이 있는 음식은 싱겁더라도 많이 먹으면 소금 섭취량이 늘어나게 되므로 국물을 적게 먹도록 합니다. 식습관을 교정과 함께 마그네슘(Mg2+)과 칼슘(Ca2+)이 함유된 약물을 복용하여 전해질 불균형을 개선해주는 것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