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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6-23 08:21
글마루 - 부항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9,034  

부항(附缸) - 글마루

 

간혹 대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다보면 목이나 어깨에 멍이 든 것처럼 붉은 부항자국이 남은 분들을 보게된다. , 요즈음은 부항기를 집에다 사다놓고 자가로 치료를 하는 분들도 많이 늘었다. 그렇지만 부항도 엄연한 의료행위기 때문에 여러 가지 주의가 필요하다. 오늘은 부항요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요즈음 부항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아졌다. 그래서 한의원에서 치료목적으로 부항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집안에서 건강목적으로 부항을 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이 늘어났다. 간혹 환자분들 중에는 한의원에 치료 받으러 오셔서 어디가 아픈데 부항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문의하는 분들도 많다.

 

부항요법이란 것이 아주 오래전부터 시술된 치료법이다. 부항의 기원을 알아보자.

부항의 한자풀이는 붙을 (), 항아리 항()자로, 항아리처럼 생긴 것을 피부에 직접 붙여서 음압(陰壓) 가하는 치료법이다.

 

옛날에는 대나무를 사용하다가 점차 발전하면서 도자기나 유리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간편하고 안전하게 플라스틱으로 발전했다.

 

부항하면 동양에만 있었던 치료법이라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서양에서도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이미 부항치료가 있었다. 그리스, 로마, 중세에서도 부항요법이 아주 널리 시행 되었다

 

, 미국의 인디언은 물소뿔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짐승의 뿔로써 부항요법을 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흡각(吸角)요법이라고도 부른다.

 

역사적으로 보면 나폴레옹은 평소에 위통(胃痛)이 심하면 환부(患部)에 물소뿔 부항을 했고, 그 당시 유럽 상류 사회에서는 피로 회복과 회춘을 위해서 부항이 널리 애용되었다. 영화 마농의 샘에서 소배랑역을 맡은 이브몽땅이 부항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렇게 부항요법이 광범위하게 시행이 된 까닭은 그만큼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부항요법의 원리를 알아보자.

부항요법은 피부에 음압(陰壓)을 작용시켜서 비생리적 체액인 어혈을 제거하고, 또 혈액의 가스교환을 활성화시켜서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혈액의 순환을 향상시켜서, 세포의 영양공급을 도와서 질병을 치료하는 원리인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떠할 때 부항요법이 좋을까?

발목을 삐거나 타박으로 인해서, 근육이나 관절에 통증이 있는 경우, 근육이 단단하게 뭉쳐져서 통증이 있는 경우, 쥐가 날 때, 소화불량, 만성피로, 불면증, 비만치료 등에 부항요법이 효과적이다.

 

부위별로 부항하는 곳이 다르다. 어깨와 허리 근육이 뭉쳤을 때에는 승모근, 기립근, 대둔근, 비복근에 부항을 하면 좋다.

공부, 컴퓨터, 운전을 할 때, 목을 앞으로 숙이고 있을때 가장 먼저 스트레스를 받는 근육이 바로 승모근이다. 승모근이란 뒤통수에서 어깨, 등까지 넓게 퍼져 있는 근육으로, 스님들이 바랑을 메었을 때 끈이 닿는 부위라고 해서 중승()자와 덮을모()자를 써서, 승모근(僧帽筋)이라고 불린다.

 

이 승모근중에, 배낭을 멜 때 멜빵이 어깨에 닿는 부위인견정(肩井)이란 경혈에 부항을 하셔도 좋다. 아니면 승모근 중에 특별히 경직된 부위를 부항을 하셔도 좋다.

 

앉아서 운전을 오래하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엉덩이에 있는 대둔근, 하루종일 서있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요리사나 판매직에 계신 분들은 허리를 받쳐주는 척추기립근과 허벅지의 대퇴사두근, 종아리의 비복근에 통증이 많이 생깁니다

 

척추기립근은 척추 양측 3~5cm 주위를 따라서 대칭적 으로 분포되어있고, 대퇴사두근은 앞쪽 허벅지 근육, 비복근은 장단지 근육을 말한다.

 

많은 분들이 등을 따라서 부항을 한다. 실제로 이런 부항이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뒷목에서부터 등을 따라서 허리로 이어지는 경락중에 독맥(督脈)과 방광경(膀胱經)이 있다. 이 독맥은 척추를 따라서 직선으로 뻗어있고, 척추 양 옆 3cm(1방광경) 6cm(2방광경)이 있는데, 이 방광경에는 배수혈(背兪穴)이라고 해서, 내장과 서로 연결되는 경혈들이 분포되어있다.

 

각 장기와 연결되어있는 배수경혈을 자극을 해주면, 내장기능이 활성화되고 인체의 정기(正氣) 향상되어서, 건강증진과 질병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가정에서, 건강 목적으로 부항을 하신다면, 등 뒤에 있는 방광경의 배수혈을 부항해주시는 것이 좋다

 

부항은 어떤 체질에 가장 효과가 좋을까?

부항은, 체내의 노폐물 배출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는 역할이 뛰어난 치료법이다. 사상체질 중에서는 몸에 습담(濕痰)이나 어혈(瘀血)이 잘 생기고, 순환 장애가 잘 생기면서 또한 체중이 늘어나기도 쉬운 체질인 태음인(太陰人)에게 부항이 가장 효과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부항을 하면서 주의해야할 사항이나 하면 안되는 경우를 알아보자.

부항요법을 할 때 처음부터 과다하게 자극을 주지 말고 강도를 조금씩 높여가는 것이 좋다. 평소 심장질환이나 소모성 질환 등을 앓고 있거나 지극히 허약한 분들에게는 시술 후 어지럽거나, 답답함, 심한 피로감과 같은 증상을 호소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해야 합니다.

 

혈소판수치가 떨어져서 지혈이 잘 안되거나, 당뇨 등의 이유로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도 부항요법을 신중히 해야 한다.

 

부항은 피를 뽑아야 제대로 된 부항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피부를 침으로 자극한 뒤 부항기를 붙여서 피를 뽑아내는 방식을 자락법, 습식 부항이라고 하고, 부항기를 그냥 피부에 붙이는 방식을 건식 부항, 유관법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피를 빼는 부항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피를 뽑지 않는 건식부항의 원리를 보면, 표피는 혈액을 통과시키지는 않지만 기체는 통과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부항으로 음압을 주게 되면 압력차에 의해서 가스 교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액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피를 뽑는 자락법은 염좌, 타박상을 입었거나, 질병이 오래되어서 어혈(瘀血)로 변한 경우에 효과가 좋다. 일반적인 건강 부항의 경우는 사혈을 하지 않은 마른 부항을 하셔도 좋다

 

간혹, 부항을 하면 피가 끓어오르는 것처럼 거품이 나는 것을 보고, “원장님 제 몸의 피에 거품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하면서, 환자분들이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사실, 부항안에 거품의 실체는 부항컵 안의 기압이 낮아져, 외부의 공기가 부항컵과 피부사이로 들어가서 생성된 것이지, 혈액에 문제가 있어서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피를 뽑는 습식 부항을 했더니 검은 피가 나오고, 끈적끈적하게 보여서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피는 공기 중에 나오면 응고하는 작용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상처가 났을 때 피가 멈추지 않는다. 부항기 안에도 기압이 낮기는 하지만 공기가 있고, 피부와 부항사이로 들어간 공기 때문에 피가 나오고 시간이 흐르면서 공기와 접촉하여 피가 응고하게 된다.

간혹 환자분들이 그런 증상을 보고, 몸에 그런 굳은 피가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실제로 그렇다면 심장이나 뇌에 있는 혈관이 막혀서 큰 질환이 될 것이다. 따라서, 피를 뽑는 부항을 했을 때, 피가 많이 굳어보인다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

 

부항을 너무 세게 하거나 장시간 하게 되면, 피부에 수포가 생기기 쉽다. 사실 이런 방법을 발포요법이라고 해서 치료로 이용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피부에 수포가 생겨서 상처가 나면 많이 불편하다. 피부가 상하지 않으려면 부항 붙일 부위에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고, 붙이는 시간은 3~5 정도가 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