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특히 조심하세요, 고혈압의 예방 관리법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30%가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철은 떨어진 기온 때문에 고혈압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혈압이 올라가게 되는데, 정상인은 곧 추위에 적응해서 정상혈압을 회복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고혈압 환자는 동맥과 심장에 대한 부담이 커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오늘은 고혈압의 예방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① 저염식에 신경 쓴다.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평균 소금 섭취량은 15~20g으로, 권장량인 6g보다 훨씬 높다. 고혈압 환자가 하루 소금 섭취량을 6g으로 줄이면, 혈압이 평균 5mmHg 정도 내려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음식은 싱겁게 조리하고, 되도록 국물을 적게 먹도록 한다.
② 적절한 칼륨을 섭취한다.
칼륨은 혈압 상승의 주범인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하여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소변 중 칼륨 배설량이 하루 60mEq 증가하면, 수축기압이 2.7mmHg 감소한다. 그러므로 채소와 과일을 통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③ 카페인 음료 섭취를 제한한다.
카페인을 섭취하면, 1시간 이내에 혈압이 상승하여 종일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미국 듀크 대학 정신과 교수가 19명에게 하루 500㎎의 카페인(커피 4~5잔에 해당)을 알약 형태로 섭취하게 한 결과, 100㎎(커피 1잔에 해당)을 섭취하게 한 사람보다 혈압이 평균 5mmHg나 상승했다. 5mmHg의 혈압 상승은 뇌졸중 위험을 34%, 심장질환 위험을 21%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마시더라도 하루 1~2잔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
④ 동물성 지방보다는 식물성 지방을 섭취한다.
고혈압 환자가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증이 잘 생긴다. 콜레스테롤은 달걀노른자, 간, 곱창, 오징어, 새우, 굴, 돼지비계 등 동물성 식품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이러한 식품의 섭취를 줄이도록 한다. 그 대신 잣, 호두, 땅콩, 참깨, 들깨 등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⑤ 표준체중을 유지한다.
비만은 혈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내장에 지방이 축적된 복부비만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고지혈증, 당뇨병, 동맥경화성 심장병의 발생과 그로 인한 사망률을 높인다. 비만인 고혈압 환자가 체중을 10kg 줄이면, 수축기 혈압은 25mmHg, 확장기 혈압은 10mmHg 정도 감소한다. 1기(경증) 고혈압 환자는 체중 감소만으로도 혈압을 정상화시킬 수 있다.
⑥ 과음을 삼가고 절주한다.
과음은 혈압을 올라가게 할 뿐 아니라, 고혈압의 약물 효과를 저해한다. 그러므로 1일 알코올 섭취량을 남자는 양주 40mL(1잔), 소주 80mL(2잔), 포도주 160mL(2잔), 맥주 480mL(2잔)로, 여자는 그 절반으로 제한한다.
⑦ 금연은 필수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부신피질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여 혈압을 상승시킨다. 보통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약 15분 동안 혈압이 5~10mmHg 정도 오른 상태를 유지하다가 다시 회복된다. 따라서 하루에 담배 한 갑(20개비)을 피우는 사람은 약 5시간 동안 높은 혈압을 갖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이 장기적으로 누적되면, 결국 만성적인 고혈압 환자가 된다.
⑧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강하, 체중 감소,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심혈관 질환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고혈압 환자는 걷기, 천천히 달리기(시속 8㎞), 등산, 수영, 자전거 타기, 골프 등을 1일 30~45분간, 1주일에 3~5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역기와 같은 중량 운동이나 빨리 달리기처럼 일시에 많은 힘을 쓰는 운동은 오히려 혈압을 올릴 수 있으므로 추천되지 않는다. 그리고 오전 7~10시 사이는 혈압이 높아져 심장 부담이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이때는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⑨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현대인의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특히 혈압 상승의 주범이다. 물론 복잡한 현대 생활에서 스트레스 자체를 피할 수는 없는 일이므로,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도록 한다. 또한 같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의 사람은 예민하고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스트레스를 덜 받으므로, 성격과 사고방식 등을 바꾸어 보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⑩ 급격한 환경의 변화를 피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뜨거운 목욕이나 사우나를 할 때, 또는 추운 날 갑작스럽게 외출하면, 급격한 온도 변화 때문에 혈압의 변동이 와서 심장병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첫 추위가 시작될 때는 혈압이 갑자기 상승하여 심장 부담이 가장 커지므로, 겨울철에는 새벽 운동을 피하고, 외출 시 보온이 잘 되는 옷과 모자를 착용하고 나가도록 한다.
⑪ 변비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
고혈압 환자에게 변비는 시한폭탄이라 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들이 배변 시 무리하게 힘을 주다가,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뇌출혈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들은 항상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변비가 있다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제일 급선무이다. 채소와 과일 등 섬유소가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매일 꾸준한 운동으로 장운동을 촉진하도록 한다.
⑫ 충분한 수면을 취한다.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은 고혈압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하루 5시간 미만의 수면을 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고혈압 발병률이 약 1.5배 높다. 미국 하버드 의대에서 고혈압이 없는 성인 남성 784명을 3년 이상 추적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잠이 부족한 사람에게서 고혈압 발생 위험이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