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가 얼음처럼 차가워요, 하복부 냉증

유난히 아랫배가 차고 허리에 찬 바람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하는 여성분들이 많다. 오늘은 하복부 냉증에 대해 알아보자.

하복부 냉증이란

냉증(冷症)은 신체의 특정한 부위가 유달리 다른 부위보다 차가운 것을 말하는데, 특히 아랫배가 찬 증상을 ‘하복부 냉증’이라고 한다. ‘아랫배가 얼음처럼 차다, 아랫배에 찬바람이 든다’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하복부 냉증은 외부의 찬 기운으로 인해서 생기는 것 보다는, 우리 몸에 뜨거운 양의 기운이 쇠약해지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음의 기운이 왕성해져서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여성들에게 하복부 냉증이 많은 이유

한의학에는 ‘부인병 십병구냉격(婦人病 十病九冷格)’이라는 말이 있다. 여성이 앓는 병 가운데, 열에 아홉은 몸이 차서 생긴다는 의미이다. 하복부 냉증은 아무래도 여성에게 훨씬 더 많이 나타난다. 생리와 임신, 출산을 통한 호르몬의 변화는 혈관의 확장과 수축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고, 특히 폐경 이후 여성들은 난소기능이 떨어지면서 혈관 기능도 같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스트레스에 민감하고 정서적으로 예민한 것도 하복부 냉증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아랫배가 따뜻하면 임신에 도움이 될까

최근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연구진이 학술지 <네이처>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난자가 정상적으로 수정되는 곳은 다른 부위보다 온도가 2도 정도 높고, 정자가 난자에게 가는 길을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바로 이런 온도 차이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복부 냉증으로 자궁과 난소가 따뜻하지 않으면, 정자가 난자를 찾아가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일상에서 하복부 냉증을 완화시키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이 임신에 도움이 된다.

하복부 냉증의 생활요법

1) 노출이 심한 배꼽티나 미니스커트, 하복부를 꽉 조이는 옷은 피한다.

2) 하복부가 따뜻하도록 복대를 하는 것도 좋다.

3)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하루 30분 정도 운동한다.

4) 반신욕을 일주일에 3회, 한 번에 20분 정도 해준다.

5) 이불을 꼭 덮고 잔다.

6) 화내지 않는다. 화를 내면 인체 상부는 열감을 느끼지만, 하복부는 오히려 차가울 수 있다.

하복부 냉증에 도움이 되는 온신탕(溫身湯)

인삼 1뿌리, 생강 큰 거 1톨, 계피 40g을 물 2000cc에 넣고, 1시간 달여 물이 500cc 정도 남으면 하루 3번 나누어 복용한다. 꿀을 타 마시면 더욱 좋다.

인삼과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비위 기능을 강화시키는 장점이 있다. 계피의 정유 성분인 시나몬 오일은 심장의 관상동맥과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많은 혈액이 손끝, 발끝과 아랫배까지 뻗어갈 수 있는 길을 터주는 역할을 한다. 꿀에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정력을 북돋고 피로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복부 냉증에 좋은 뜸 요법

냉증에는 뜸이 매우 효과적이다. 신궐과 관원에 뜸을 뜨면 좋다. 신궐(神闕, 배꼽)은 인체의 난로인 신장과 연결되는 통로로서, 이곳에 뜸을 뜨면 신장에 열기가 전달되어 온몸으로 열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 관원(關元, 단전)은 배꼽 5cm 아래 위치이다. 배가 차다는 것은 우리 몸속 양기의 근원인 단전에 에너지가 고갈되었다는 의미이다. 단전에는 항상 양기가 가득해야 몸은 물론이고 신체 말단부위까지 기혈 순환이 잘 되어 건강한 것으로 본다. 구멍이 여러 개 난 뜸관을 이용해서 뜸을 뜨고, 중요한 것은 매일 꾸준히 실시해야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