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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1-31 16:42
명절증후군 - 명절증후군
 글쓴이 : 이광연한의원
조회 : 167,892  

【 명절증후군 】

● 관련상식
  ▶ 스트레스
  ▶ 우울증
  ▶ 화병

민족 최대의 명절 설과 추석.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조상의 혼을 기리고,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며 정담을 주고받는 뜻깊은 날이라는 명절의 의미는 퇴색된 지 오래다.

차례상 준비와 불편한 시댁 식구 만남 때문에 며칠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온 아내, 그런 아내의 눈치를 보느라 긴장한 남편, 게다가 고향 가는 길은 시원시원 뚫리지 않아 다들 심기가 불편하니 비로소 ‘명절증후군’이 시작된 것이다.

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84% 정도가 명절증후군을 겪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기혼여성의 90%가 명절증후군을 경험했으며, 그 중 36%는 항상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응답자의 71%는 이로 인해 부부싸움을 한 적이 있다고 하니, 그 만큼 우리의 명절 문화가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증거이겠죠?


▶ 명절증후군이란?

명절 전후로 나타나는 불면, 두통, 요통, 팔다리 저림, 관절통, 현기증, 소화불량, 우울증 등의 증상을 ‘명절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명절증후군은 주부에게 특히 심각합니다. 특별한 병리적인 원인을 규명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정신적 증상이 다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증후군’이라 칭합니다.

명절증후군은 의학적으로는 공인되지 않은  병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이 유일하게 한국인에게만 나타나기 때문에 한국문화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정신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심리적 갈등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일종의 ‘신체화 장애’ 또는 ‘심신증’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명절증후군의 원인

한창 즐거워야 하는 우리 고유의 명절날, 이러한 ‘한국인 고유의 병’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며느리에게는 가짓수 많고 번거로운 제수를 장만하느라 허리가 끊어지는 것이 당연한 후손의 도리라고 강요하면서도, 정작 후손의 도리에 최선을 다하는 며느리들은 차례 상에 절 한번 못하게 하는 여성 차별의 유교 문화. 그것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여기저기서 성토하는 합리적인 서구 문화.

이처럼 한국사회가 왜곡된 유교 전통 문화와 합리적인 서구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두 문화가 충돌하고 갈등하여 명정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 명절증후군, 더 이상 주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음식과 상차리기의 전쟁, 며느리들에 대한 시어머니의 감시와 비교, 오랜만에 보지만 반가울 것 별로 없는 서먹한 시댁식구들과의 만남, 상전처럼 손놓고 구경하는 시누이....하나하나 따져보면 명절이 주부들에게 반가울 것 없는 ‘고통절’이라는 것은 빼도 박도 못하는 진실.

하지만 명절증후군은 더 이상 주부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주부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즈음 화살은 ‘남편’에게로 향합니다. 결국 남편과 결혼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므로, 당연히 남편은 그것을 외면할 수 없는 운명. 차라리 아내가 잔소리를 하면 잔소리를 받아주겠으나, 아예 입을 닫고 침묵의 시위를 하면 눈치 보기에 등에 진땀이 난다. 게다가 자기 어머니 눈치 보랴, 아버지 눈치 보랴, 지갑은 무거운데 돈 쓸데는 많고....남편도 예전처럼 그저 속 편히 ‘명절 특집 씨름대회’나 즐길 수만 없는 시대입니다.

시어머니라고 편할 수만 있으랴? 살림에는 문외한인 신세대 며느리에게 맘 편히 시킬 수도 없는 일이고, 살림 잘하는 며느리에게만 시키자니 며느리 차별한다고 투덜거릴 것 뻔하니 수위조절하기도 힘든 노릇입니다.

그렇다면 미혼남녀라고 예외일 수 있으랴? 가는 곳마다 ‘결혼 언제 할꺼냐?’라는 질문 공세를 받을 생각하면 며칠 전부터 골치가 지끈합니다. 그런 틈에 ‘미혼자 명절 해외 도피 여행파’가 늘어나 여행사는 명절 특수를 누립니다.

상황이 이러니, 명절은 이제 축제가 아닌 가족 전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고문의 날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 명절증후군의 종류

명절증후군을 겪는 기간에 따라 세분하여, 단기형과 만성형이 있습니다.

단기형은 명절 전후로 며칠만 겪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사라지는 경우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소가 사라지면 증상도 사라지는 것입니다. 보통 부부관계에 문제가 없고, 평소에 시댁이나 형제들 사이에 특별한 갈등이 없었다면 단기형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기형의 경우에는 남편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이 가장 효과 좋은 명약이며, 거기에 가족 전체의 이해와 배려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입니다.

만성형은 평소 남편과 시댁과의 사이가 좋지 않아 그들에 대한 분노감이 잠재되어 있다가, 명절이 되어 그 증상이 최고조에 달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명절은 내재되어 있던 분노감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 역할을 할뿐이며, 명절이 끝났다고 해서 그 분노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에도 부부관계, 시댁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를 안고 있고, 그로 인해 우울증, 신경통, 두통, 불면증, 울화증 등을 겪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화병’인 셈이죠. 이 때는 가족문제가 이미 몇 가닥이나 얼키설키 엉켜 있어서, 몇 사람만의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심한 경우는 부부상담이나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명절증후군을 해소하는 방법

첫 번째가 남편의 배려입니다. 명절이면 며느리들은 ‘뼈빠지게 일만 하는 식모 대접을 받고 있다’는 억울한 감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이때 남편이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주면 ‘그래도, 나는 사랑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아내의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질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가족들의 배려입니다. 차례 상을 간소하게 차리고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로 만들면 가장 좋겠지만, 가풍 상 전체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가족회의를 열어 그 과정만이라도 좀 더 간편하게 하자는 데 합의사항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차례 상을 준비 업체에 맡긴다든지, 형제들끼리 각자 품목별로 준비해 올 음식을 분배하든지, 형제들끼리 돌아가면서 차례 상을 차린다든지, 필요한 경비를 분담하는지 하는 식으로 합의점을 찾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명절을 즐기려는 마음가짐입니다. 어차피 명절을 피할 수 없다면 즐기려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회와 가족의 변화를 자신만의 노력으로 이루어낼 수 없다면, 그 노력을 중단하고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 가장 속이 편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가짐이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도 만나고, 오랜만에 요리솜씨 자랑 겸 맛있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해 줄 수 있으니 즐겁다’라며 마음 한번 뒤집으면 명절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명절을 대비한 지압요법

피로와 스트레스로 찌들은 가족을 위해 서로 지압을 해주도록 합시다. 고생한 아내와 남편의 신체적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는 동시에,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손끝으로 전해지면서 마음의 분노까지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명절증후군 예방을 위한 최고의 비법입니다. 배우자를 엎드려 누이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안마로 긴장을 풀어준 후 지압을 해주세요.

스트레스와 두통을 없애주는 백회, 풍지, 풍부, 대추/어깨의 근육 뭉침과 긴장을 풀어주는 견정, 곡원, 천종/팔의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곡지/인체 기운을 터주는 합곡/요통을 풀어주는 신수, 기해수, 대장수/다리의 근육 뭉침과 피로를 풀어주는 은문, 위중, 승근, 승산/전신의 기운을 샘솟게 하는 용천을 차례로 천천히 지압해줍니다. 그리고 나서 똑바로 눕게 하여 앞면을 지압해주세요. 두통과 정신적 피로를 없애주는 태양, 인당/소화를 도와주는 중완, 천추/인체 기운의 근원인 단전/신경성 소화장애, 피로, 권태감을 없애주는 족삼리, 태충을 차례로 지압해줍니다.


▶ 명절 피로를 풀어주는 처방

피로를 풀어주는 가장 좋은 처방이 바로 쌍화탕(雙和湯)입니다. 쌍(雙)은 기혈(氣血) 음양(陰陽)을 가리키며 화(和)는 조화를 이르는 것으로, 쌍화탕은 기혈(氣血)을 쌍보(雙補)하며 음양(陰陽)을 조화롭게 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즉 명절 준비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받다보면 음과 양, 기와 혈이 모두 허약해지기 마련이므로, 이때 쌍화탕으로 보충해주면 체력과 정신력 회복에 그만입니다. 명절에 과로와 긴장으로 어지럽고, 어깨와 팔 다리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 쉽게 피로해지며, 팔다리에 힘이 없는 제반 증상에 효과적입니다.


♧ 쌍화탕 ♧

백작약 9g, 숙지황, 황기, 당귀, 천궁 4g, 계피, 감초 3g, 생강 3조각, 대추 2개


▶ 차례상은 언제부터?

차례는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에 지내는 제사로 한국에 뿌리내린 유교적인 풍습입니다. 그런데 사실상 유교의 원조인 중국보다는 우리 나라에서 철저하게 그 형식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그리고 지금 실시하고 있는 까다로운 절차와 형식은 오히려 과거에는 없던 방법인데도, 우리의 전통인 냥 답습해 오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학자들은 차례의 형식이 중시된 것은 조선 후기에 들어서라고 봅니다. 차례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관혼상제의 규범이었던 《주자가례》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차례의 형식과 비슷한 것으로 참례와 천신례를《주자가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참례는 설, 동지, 초하루, 보름에 사당에 참배하는 것을 말하며, 천신례는 청명, 한식, 단오, 백중, 중양에 사당에서 그 때의 음식을 올리며 참배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참례에는 특별한 제수가 차려지지 않았고 천신례에서도 명절음식만 놓았으며 이런 행사에는 여자도 의례에 참배했습니다.

차례는 원래 명절에 조상께 간단히 차(茶)를 올리는 중국 전통의 제례로, 우리 나라의 차례라는 명칭도 중국의 차례(茶禮)에서 빌려 온 듯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나라의 차례는 어떻습니까? 유교의 참례, 천신례나 중국의 차례의 원형에서 많이 바뀌고 형식이 더욱 까다로워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국사편찬위원회 이순구 편사연구사는 “명절에 차례가 포함된 것이 조선시대에서도 극히 후대인 1800년대에 들어서이며, 처음에는 겨우 서울 지방에 한정된 것이었다. 차례가 명절의 중요 행사이자 또한 전국적인 행사로 정착하게 된 것은 개항 이후 근․현대의 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물론 차례라는 것은 오랜만에 친지와 가족들이 모여 조상을 기리는 뜻 깊은 날로서 길이 지속되어야 할 좋은 전통입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형식은 반드시 지켜야 할 고유의 전통은 아닌 듯합니다. 따라서 명절이 되면 차례의 형식을 너무 따지기보다는 시대에 따라 합리적으로 수정하여, 조상의 넋을 기리면서 가족 모두가 즐기는 축제의 날로 만들어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 웃는 명절을 위한 방법

1. 남녀가 함께 일하고 함께 쉰다.

여자는 상을 보고 남자는 절을 올리는 것이 조상에 대한 진정한 예가 아닙니다. 따지자면 상차림을 준비하는 것이 조상 모시기의 시작이므로 부부가 같이 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고 또 절도 같이 하는 것이 즐거운 명절 만들기의 첫 번째 과제입니다.


2. 형제들이 돌아가며 차례를 지낸다.

하나 자식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젠 딸․아들, 장남․차남 가릴 것 없이 조상을 모셔야 할 때가 왔습니다. 모든 자식들이 돌아가면서 차례를 지내면 형제들끼리 살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우애가 돈독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장차 며느리에게도 친정 부모님 모실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내 딸이 당당히 우리 조상을 모실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며느리에게도 선뜻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은 처음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작만 한다면 그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3. 명절을 시댁과 친정 번갈아 가면서 지내도록 배려한다.

설에 시댁 가족들과 모였다면 추석에는 친정가족들과 함께 지내도록 부모님과 가족들이 배려해주도록 합니다. 지금처럼 명절 끝날 친정에 가는 것이 지속이 되면, 자매들은 자매끼리 형제는 형제끼리 밖에 만날 수 없고 명절에 온 가족이 모일 기회가 좀처럼 생기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번은 시댁에서 한번은 친정에서 지내도록 허용해 준다면, 며느리는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생길 것이며 가족간의 사랑이 돈독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4. 차례 때 여자도 절을 한다.

여자는 조상께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유교문헌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우리 나라만의 관습입니다. 딸도 며느리도 모두 조상의 후손이기에 절을 올릴 의무가 있으며, 조상님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이기에 더욱 조상님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5. 며느리를 비교하지 않는다.

내 자식이 다 같이 않듯, 며느리도 똑같이 잘 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잘 하는 며느리, 잘 못하는 며느리 비교하지 말고 가르쳐주고 똑 같이 아껴주도록 합니다. 시어머니의 차별은 결국 며느리와 자식들간의 시기와 갈등의 핵이 된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합니다.


▶ 명절 잘 보내기 위한 남편 10개명

1. 장보기, 청소, 설거지, 수저 놓기, 뒷정리 등 집안 일을 열심히 거든다.

2. 아내가 일을 할 때는 고스톱을 치거나 술을 마시며 놀지 않는다. 꼭 놀고 싶다면 아내를 끼워준다.

3. 고향친구 만나기, 어른들 인사하기 등 외출 시에는 반드시 아내를 동반한다.

4. 손을 잡고, 수고한다는 말을 틈만 나면 한다.

5. 어른들이나 동서 등에게 아내한테 잘해주라고 팔불출처럼 말하고 다닌다.

6. 아내를 방으로 불러 10분이라도 쉬게 해준다.

7. 명절행사가 끝나면 빨리 일어나 정리를 하고, 처가댁에 가야한다고 부모님께 양해를 구한다.

8. 처가를 유독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9. 아내가 설거지나 뒷정리를 하는 사이, 먼저 잠자리에 들지 않는다.

10. 명절 뒤 일주일 동안은 가사에서 해방시키거나,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해준다.